[정종진의 ‘Eye 러브 유’] 어느 날, 눈 앞에 커튼이 드리워지면…

안녕하세요, 여러분의 눈 건강 지킴이 김안과병원 정종진입니다. 지난 시간에는 비문증에 대해서 말씀을 드렸는데요, 오늘은 지난 시간의 연장선인 망막박리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어 볼까 합니다. 눈 앞에 갑자기 커튼이 쳐진 것처럼 가려 보일 때, 이 질환을 의심해야 합니다. 실명을 유발할 수 있는 안과질환인 망막박리에 대해서 살펴보실까요?

▲ 정종진 김안과병원 교수

1. 망막박리란?

망막은 안구의 가장 뒤편에 위치한 투명하고 얇은 신경 조직입니다. 각막과 수정체를 통해 굴절된 빛이 망막에 초점을 맺어, 우리가 비로소 사물을 볼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망막이 얇은 신경 조직이다 보니 망막이 원래 위치에서 뜯겨 나오는 질환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를 망막박리(網膜剝離)라고 합니다. 영어로 retinal detachment라고 부르며 줄여서 RD라고도 말합니다.


이러한 망막박리가 주로 발생하는 연령층은 50대라고는 하지만, 모든 연령에서 나타날 수 있으며 노인층뿐만 아니라, 소아 및 청소년기에도 망막박리는 언제든지 생길 수 있습니다.


발생 빈도는 약 1만 명 중에 한 명 꼴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망막박리 심한 경우 반드시 수술로서 치료해야 하고, 치료하더라도 재발이 흔하며 영구적인 시력 저하를 유발할 수 있고 실명까지도 이를 수 있는 질환이기 때문에, 임상적으로 매우 중요한 안과 질환 중 하나입니다.


오늘은 망막박리에 대해 설명 드리고자 합니다.

2. 망막박리의 종류

망막박리는 크게 (1) 열공성 망막박리, (2) 견인성 망막박리, (3) 삼출성 망막박리 세 가지 종류로 분류합니다.


견인성 망막박리는 망막 앞에 잡아당기는 막이 생기면서 망막을 원래 위치에서부터 뜯어 올리는 질환을 견인성 망막박리라고 합니다. 견인성 망막박리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으로는, 당뇨병이 심해지면서 망막을 당기는 두꺼운 견인성 막이 망막 앞쪽에 자라는 증식성 당뇨망막병증이 있습니다. 그 외에 포도막염과 같은 망막 염증성 질환이나 미숙아망막병증에도 견인성 망막박리가 동반될 수 있습니다.


삼출성 망막박리는 열공성 혹은 견인성 망막박리에 비해 흔하지는 않으며, 눈 속에 종양이 있거나 포도막염과 같은 질환이 있는 경우 망막 아래로 물이 찰 수 있습니다. 망막에 구멍이 나거나 망막을 당기는 견인막이 없이 종양이나 염증이 원인이 돼 망막 밑에 물이 차서 망막이 떨어지는 질환이 삼출성 망막박리입니다.


여러분들께서 가장 걱정하시는 망막박리가 바로 열공성 망막박리이며 일반인들에게 가장 많이 알려져 있는 대표적인 망막박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망막의 일부에 찢어지는 구멍 (망막열공, 網膜裂孔, retinal tear)이 발생해 그 구멍으로 물이 들어가 망막이 원래 위치로부터 떨어져 나오는 질환을 열공성 망막박리라고 합니다.


▲Figure 1. 열공성 망막박리의 안저사진으로, 하부의 망막에 구멍이 보이고 그 주변으로 망막이 떨어져서 올라와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Figure 2. 증식성 당뇨망막병증 환자에서 보이는 견인성 망막박리.

3. 열공성 망막박리의 원인
망막 앞에는 유리체(琉璃體, vitreous body)라고 불리는, 투명한 젤리 같은 조직이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유리체가 망막으로부터 자연스럽게 분리가 되는 과정을 후유리체박리(後琉璃體剝離, posterior vitreous detachment, PVD)라고 합니다.


박리라는 이름이 붙기는 했지만, 후유리체 박리는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후유리체박리가 비정상적으로 이루어지거나 너무 강하게 일어나게 되면 망막 일부가 찢어지거나 구멍이 날 수 있습니다. 이 때, 발생하는 구멍을 망막열공이라고 부릅니다. 결국 망막열공으로 물이 차 들어가 망막이 떨어져 나오는 질환이 열공성 망막박리입니다.


이와 같이 열공성 망막박리의 원인은 망막이 찢어지는 망막열공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고, 이러한 망막열공이 자주 발생할 수 있는 경우는 다음과 같습니다. 고도 근시가 있거나, 외상을 입었거나, 이전에 안과에서 눈 속 수술을 받은 과거력이 있는 경우, 열공성 망막박리가 나타날 수 있으며 간혹 심한 아토피 피부염 환자에서도 열공성 망막박리가 동반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음시간에는, 망막박리의 증상 및 진단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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