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덕진의 포켓 한의학] 대표적인 보약 약재 : ‘오미자’ 이야기

차로 주로 마시는 열매인 오미자는 단맛, 쓴맛, 짠맛, 신맛, 매운맛의 다섯 가지 맛이 모두 나타나 오미자(五味子)라고 불린다. 오미자는 전국의 산골짜기에 흔히 자라는데 동의보감(東醫寶鑑)의 집필자로 유명한 허준은 오미자는 함경도와 평안도에서 나는 것이 가장 좋은 약효를 가진다고 했다.


▲ 반덕진 덕진한방사상체질과한의원 원장


오미자는 10월 하순에 열매가 성숙하였을 껍질와 씨 등의 잡물을 제거하고 햇볕에 말려 약재로 사용한다. 특히 오미자는 서리를 맞은 이후 채취하는 것이 좋은 품질을 가진다고 하며, 충분히 성숙하여 자홍색이 된 것을 좋은 약재로 본다.

한의학에서 오미자는 약재로 많이 활용돼왔다.

예로부터 전해지는 한의학 서적들에서 오미자가 가진 약재로서의 효능을 살펴 볼 수 있다.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에서는 오미자가 에너지를 보강하고, 기침을 하여 에너지가 과도하게 상승하는 증상과 과로로 인해 몸이 수척해지는 증상을 치료하며, 부족한 것을 보충하고 기초 체력을 보강하고 남자의 정액을 보충하는 효능이 있다고 기록돼 있다.

명의별록(名醫別錄)에서는 오미자가 몸 속의 다섯 장기인 간심비폐신(肝心脾肺腎)의 기능을 보강하고 열을 제거하는 효능이 있다고 하였다.

일화자제가본초(日華子諸家本草)에서는 오미자가 시력을 아주 좋게 하고 신장을 따뜻하게 하며 뇌혈관 질환을 다스리고 위로 치밀어 오르는 기를 내리며 체기를 제거하는 효능이 있다고 했다. 또한 오미자는 근육경련을 치료하고 수종, 상복부의 창만, 갈증을 제거하며 술로 인한 독소를 해독하고 근골을 강하게 하는 효능이 있다고 했다.

본초통현(本草通玄)에서는 오미자가 인체의 기초 에너지를 강하게 하고 땀을 그치게 하는 효능이 있다고 하였다.

그밖에 오미자에 대한 한의학자의 의견을 좀 더 살펴보면, 금원사대가(金元四大家)의 한명으로 비위론(脾胃論)의 저자인 이동원(李東垣)은 오미자가 진액을 생성하고 갈증을 멎게 하며 설사를 치료한다고 했으며, 에너지 부족을 보강하며 소모된 기를 수렴하고 동공이 산대된 증상을 치료한다고 하였다.

탕액본초(湯液本草)의 저자로 유명한 왕호고(王好古)는 오미자가 천식과 마른기침을 치료하며 수분을 보충하고 과도하게 항진된 에너지를 진정시킨다고 했다.

이상의 기록들을 종합해보면, 오미자는 복용했을 때 장기의 기능을 개선하고 인체의 기초 에너지와 수분을 보강하고 땀을 그치게 하는 효능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오미자는 천식과 기침, 입안의 건조 갈증, 과로로 인한 몸이 수척해지는 증상을 치료하며 정액을 보충하는 효능이 있기에 몽정과 정액이 저절로 새는 유정을 치료하는 효능이 있다.

또한 땀이 과도하게 나는 것을 치료하는 효능이 있어서 저절로 땀이 나거나 수면 중 과도하게 땀이 날 경우도 치료 효과가 있으며, 수분을 보충하는 효능이 있어서 만성 설사와 만성 이질을 치료하는 데에 사용될 수 있다.

그 외에도 신장을 보강하는 효과가 있어서 소변을 과도하게 많이 보는 다뇨증과 여성의 생식기에서 하얀 분비물이 과도하게 배출되는 백대하 증상을 치료한다. 이러한 효능들로 인해 오미자는 에너지를 축적하고 소변을 그치게 하며 대하증을 그치게 하는 삽정축뇨지대약(澁精畜尿止帶藥)에 속한다.

사상의학에서 오미자는 태음인의 대표적인 보약으로 활용돼왔다. 태음인의 설사는 수분의 소모가 많이 발생하는데 오미자가 소모된 수분을 보충하고 동시에 설사를 그치게 하는 효능이 있어서 태음인의 설사 처방에 활용되었다. 또한 정액을 보충하는 효능을 지닌 오미자는 태음인의 수면 중 정액이 나오는 몽설병의 치료에 사용됐다.

오미자는 인체의 모든 장부를 보강하는 효과를 가지기 때문에 민간에서 체질에 상관없이 널리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오미자는 감염성 질환으로 인한 발열이 심한 경우에는 땀을 내거나 설사를 시키는 방법을 통해 체온 조절을 해야 되기에 땀을 거둬들이고 설사를 멈추게 하는 효능을 가진 오미자는 복용을 피하는 것이 좋다.

오미자를 복용하면 소화기의 통증과 식욕저하가 발생할 수 있기에 소화기가 약한 경우에는 복용에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소화기가 약한 소음인의 경우에는 자주 복용하는 것은 피해야 하며, 위장이 쉽게 약해질 수 있는 태양인의 경우에도 복용에 있어서 주의가 필요하다.

오미자는 에너지를 보충하는 작용이 강하기에 몸에 에너지가 과도하게 쌓일 수 있는 소양인의 경우에는 신중하게 복용하는 것이 좋다.

따라서 오미자를 장기간 치료 목적으로 복용하려한다면 사전에 반드시 한의사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체질진단 등의 과정이 이루어진 후, 적합한 양과 방식으로 복용을 하여야 원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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