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덕진의 포켓 한의학] 우리 생활 속 약재 : 생강 이야기

생강은 김장에 흔히 사용되는 채소로 우리에게는 무척이나 친숙한 약재다. 생강의 원산지는 인도, 말레이시아 등의 동남아시아 지방이다. 국내에서는 남부 지방에서 주로 재배되며 전북 완주와 충남 서산이 산지로 유명하고, 붉은 점토층에서 생산된 생강이 품질이 좋다.

생강은 생강과 식물의 뿌리줄기로 약간 편평하고 불규칙한 덩어리로 돼 있으며 덩이가 크고 살이 두툼하며 부드러운 것을 좋은 품질로 본다. 1년 정도 묵으면 매운맛과 향기가 더 강한데, 약용으로 쓸 때는 1년 묵은 생강을 쓰고 보통 음식이나 김장에는 당해에 생산된 것을 쓴다.


▲ 반덕진 덕진한방사상체질과한의원 원장

한의학에서 생강은 따뜻한 성질을 가진 약재로 알려져 있으며, 다양하게 활용돼왔다. 많은 한의학 서적들에서 생강이 가진 약재로서의 효능을 살펴 볼 수 있다.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에서는 생강이 냄새를 제거하며 머리의 신경을 통하게 하는 효능이 있다고 기록돼 있으며, 명의별록(名醫別錄)에서는 생강이 감염성 질환이 있을 경우 두통, 코막힘, 심한 기침과 에너지가 위로 치밀어 오르는 것을 치료한다고 기록돼 있다.

식료본초(食療本草)에서는 생강이 큰 열을 제거하며 다리 근육 경련, 가슴이 답답한 증상을 치료하며 식욕과 소화를 촉진한다고 했다.

본초습유(本草拾遺)에서 생강의 즙은 약의 독성을 제거하고 혈액이 뭉쳐져 있는 것을 치료하며 위의 기능을 고르게 하며 차가운 기운을 제거하고 노폐물을 배출시키고 식욕과 소화를 촉진하는 효능이 있다고 기록돼 있다.

일용본초(日用本草)에서는 생강이 감염성 질환과 두통, 이비인후과 질환과 비뇨기과 질환, 항문질환을 치료하는 효능이 있다고 했다. 또한 생강은 폐의 기능을 개선하고 식욕을 돋우며 배가 차가운 증상을 치료하며, 버섯의 모든 독을 제거하는 효능이 있다고 기록돼 있다.

본초강목(本草綱目)에서는 생강의 생것은 감염성 질환의 치료에 쓰며 익힌 것은 위장의 기능을 조화시키며 들짐승의 고기의 독성으로 발생한 인후부의 염증을 치료한다고 기록돼 있다.

그 외에도 중국 남북조 시대 이름난 의약학자인 도홍경(456-536)은 생강이 장부의 활동에 작용하며 가래를 제거하며 위로 치밀어 오르는 에너지를 내리고 구토를 멎게 하는 효능이 있다고 했다.

이상의 기록들을 종합해보면 생강은 감염성 질환을 치료하고 위장의 기능을 개선하며 인체의 노폐물을 제거하고 이비인후과 질환, 비뇨기과 질환, 항문 질환을 치료하는 효능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효능을 바탕으로 생강은 감기, 구토, 기침가래, 에너지가 과도하게 상승하는 천식, 복부에 가스가 차는 증상을 치료하는데 활용돼 왔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생강은 해독작용이 있어서 고기, 버섯 등의 독성을 중화하는 효능이 있다.

생강은 다른 약재와 함께 쓰이거나 외용하는 경우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먼저 다른 약재와 함께 쓰인 경우를 살펴보면, 약성론(藥性論)에서는 생강을 반하와 함께 쓰면 명치부위가 당기고 아픈 증상을 치료하며 생강즙과 행인을 끓여서 복용하면 에너지가 뭉친 증상, 가슴과 심장의 순환장애, 차가운 기운과 뜨거운 기운을 내리는 작용을 한다고 했다.

외용하는 경우는 본초강목(本草綱目)에서 생강을 물에 담가 얻은 즙을 충혈된 눈에 넣거나 생강을 찧어서 낸 즙과 황명교(黃明膠)를 달여 몸이 붓고 아픈 부위에 붙여 치료하는 기록을 볼 수 있다. 이처럼 약재로서 생강의 쓰임은 매우 다양함을 알 수 있다.

최근 생강에 관한 연구를 살펴보면, 생강의 주성분인 진저롤(gingerol)이 구강정막과 위점막을 자극해 소화액 분비를 촉진하고 위산억제 작용을 해 식욕을 돋우는 효능을 가졌음이 밝혀졌다.

또한 생강은 장의 장력, 리듬 및 연동을 증가시키거나 저하시켜 복부 팽만이나 장의 통증을 치료하는 효능이 있음이 보고됐다.

그 외에도 생강은 혈관 운동 중추와 호흡 중추, 심장에 대해 흥분 작용을 하며 항균, 항원충 작용이 있다고 보고된 바 있다. 이러한 점들로 봤을 때 생강은 과민성 대장증후군을 비롯한 소화기 질환, 알러지 질환 등에 앞으로 응용될 분야가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사상의학에서 생강은 주로 소음인에게 처방돼왔다. 소음인은 위장의 기능이 약하고 쉽게 몸이 차가워지는 체질이기 때문에 따뜻한 성질을 가진 생강은 소음인의 감염성 질환과 구토, 설사 등을 비롯한 다양한 질환에 활용된다.

생강은 음식과 약용으로 폭넓게 활용돼 왔기에 민간에서 약용으로 체질에 상관없이 널리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소음인의 경우 식사 후에 따뜻한 생강차를 마시는 것은 소화기능을 개선하고 몸을 따뜻하게 하기에 좋다. 하지만 소화기가 많이 약하고 민감한 소음인의 경우 생강차를 진하게 마시거나 식전에 마시게 되면 오히려 속이 쓰릴 수 있기에 복용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생강은 따뜻한 성질을 지녔기 때문에 과도하게 열에너지가 쌓일 수 있는 소양인이나 태음인의 경우에는 다량을 복용하였을 경우 열이 체내에 과도하게 쌓일 수 있어 복용에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태양인의 경우 몸이 쉽게 마를 수 있는데 생강의 노폐물을 제거하는 작용은 태양인이 오래 복용하거나 과도하게 복용할 경우 몸을 더 마르게 할 수 있어 신중하게 복용하는 것이 좋다. 따라서 치료의 목적으로 생강을 장기간 복용할 경우에는 반드시 한의사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체질진단 등의 과정이 이루어진 후, 적합한 양과 방식으로 복용을 해야 원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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