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산 스윙 대표 “서울시, 자동차 줄이기 선언 필요”

산업혁명 시대부터 시작된 기후 문제는 어느덧 인류 생존의 문제와 직결되고 있다. 탄소 배출로 인한 한파와 폭염 등 이상 기후는 각 지역의 안정된 생태계를 깨뜨리고 있으며, 온난화로 인해 올라오는 해수면은 인류를 넘어 지구의 지속가능한 번영과 미래를 희미하게 만들고 있다.

현 인류의 공통된 문제에 대해, 세계 기후산업 분야의 최신 기술과 정책들을 공유하며 함께 위기에 대응하고자는 취지로 ‘2023 기후산업국제박람회(World Climate industry EXPO)’가 부산에서 열렸다. 탄소중립 컨퍼런스, 대한민국 에너지대전, 탄소중립EXPO, 국제환경에너지산업전 등 4개 행사를 합쳐 세계 최초로 개최된 이번 박람회에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세계인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 WCE 2023 뉴욕타임스 주관 ‘A New Climate - 인간적이고, 순환적이며 전기적인 그린 모빌리티의 미래’ 세션 연사들. 왼쪽 부터 다시니 마헤데비아 인도 아메다바드 과학대학 교수, 김형산 더스윙 대표, 로저 반 덴 베르그 세계자원연구소(WRI) 로스 센터장, 다이스케 와카바야시 뉴욕타임즈 부편집장. 스윙 제공

우리 일상 속 기후문제에 있어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이동수단’이다. 기본적으로 1톤이 넘는 자동차를 만드는 과정과, 화석연료를 태워 달리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탄소)는 전체 탄소배출량의 15%를 차지할 것으로 추정된다. 전세계 주요 도시는 자동차를 위한 공간과 정책을 줄이는 동시에 보행자의 이동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전기 기반의 대중교통 수단, 자전거, 마이크로모빌리티 인프라를 확충하고 있다.

공유 마이크로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윙(SWING)은 ‘WCE 2023’에 업계 대표로 참석, 친환경 모빌리티의 미래와 비전을 소개했다. 김형산 스윙 대표는 박람회의 메인 프로그램 ‘뉴욕타임즈 A New Climate’ 중 ‘인간적이고, 순환적이며 전기적인 그린 모빌리티의 미래’ 세션에 연사로 참여했다.


이 자리에는 로저 반 덴 베르그 세계자원연구소(WRI) 로스 센터장, 다이스케 와카바야시 뉴욕타임즈 부편집장, 다시니 마헤데비아 인도 아메다바드 과학대학 교수 등이 함께했다.


김 대표는 “서울시에서는 지난 20년간 차량등록대수가 증가하는 속도보다 빠르게 도로와 주차장의 면적이 넓어져 왔고, 그 결과 현재 인도의 12배에 해당하는 25%의 공간을 점유하고 있다”며 “기후 문제 해결을 위해 보행 중심 환경을 구축한다는 발표는 있었지만, 정작 자동차 탄소배출 문제에 대한 특별한 행보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서울시의 문제는 선진 도시와 달리 ‘차량 줄이기’ 선언을 못하고 있는 것”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자동차를 위한 공간을 넓혀야 한다는 등 직접적으로 차를 밀어주려는 주장은 없지만, 모두가 자연스럽게 자신을 보행자가 아닌 ‘운전자’로 인식하고 있다는 차량 중심 마인드셋이 갖춰져 있다는 것이다.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여러 선진 도시들의 도시계획들을 벤치마킹하고 싶겠지만, 이 모든 것의 선결 조건은 바로 자동차를 줄여가자는 선언과 정책이라는 설명이다.

스윙을 운영하는 모회사 (주)더스윙은 ‘차를 위한 도시를 사람을 위한 도시로’라는 미션 하에 설립됐다. 자동차 대량생산이 성공한 이후인 1950년대부터 개발이 시작된 대한민국은 자연스럽게 자동차의 이동 편의에 맞춰 설계되었고,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도로 포장률 하에 급속도로 자동차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22년 국토부 통계에 따르면 2명 당 1대 꼴로 자동차를 보유할 정도로 ‘나만의 탈 것’이 가득한 대한민국에 사람 중심의 공유 퍼스널 모빌리티 환경을 구축하자는 것이 스윙의 목표다.

스윙은 업계 유일하게 서울시 보행증진편익위원회에 참여하며 도시를 바꾸는 TF팀에 속해 있다. 전동킥보드와 자전거 등 퍼스널 모빌리티가 보행의 연장수단이며, 이를 촉진하기 위해 자동차를 위한 공간을 줄이고 인프라를 확충하자는 논의를 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스윙을 포함한 PM 업계는 인도에서는 보행자를, 차도에서는 운전자를 위협하는 불편한 존재로 인식되며 어느 곳에도 속하지 못하는 상황에도 놓여 있다.

김 대표는 “기후 문제에 대응하고, 보행환경을 증진시키고자는 비전이 있다면 먼저 ‘차를 줄이겠다’는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고, 보행자와 마이크로모빌리티가 상호보완재로 존재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전동 킥보드, 자전거, 스쿠터 등 개인화 이동수단(PM)을 운영하는 스윙은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10만 대의 기기를 보유하고 있다. 스윙은 국토부, 한국도로공사와 함께하는 K-MaaS 프로젝트에도 참여하며 항공·철도에서 퍼스널 모빌리티까지 동시에 이용 가능한 미래 모빌리티 환경 구축에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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